김국환건축사사무소(김국환) + Kohnle Lee Architekten GmbH(이진주, Johannes Kohnle)
영천시 화룡동 일대에 약 4700제곱미터, 지상2층 규모로 지어질 영천시립박물관은 ‘자연 속의 박물관, 변화에 유연한 박물관, 지속가능한 박물관’을 추구한다. 수장고를 중심으로 상설전시장, 기획전시장, 체험학습실 등 전시 및 수장공간과 놀이라운지, 세미나실 등 주민편의시설이 계획되고, 중앙의 공원과 놀이터를 인접한 한의마을과 연계하여 영천시의 대표 문화적 장소로 거듭나고, 목구조 및 목재외장재를 제안하여 탄소감축을 시도하였다. (공사예산 제한으로 적용되지는 않음) 2024년 6월 착공하여,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의왕 백운호수 근처, 오랜 시간동안 ‘정수농원’이라는 이름으로 화훼사업을 하며 비닐하우스 3동으로 채워졌던 대지를 주변 지역의 개발 속도에 발맞춰 ‘정수정원’으로 재탄생시켰다. 대지는 작지는 않았지만, 다소 어수선한 주변 환경에 대한 대응해야 했고, 낮은 건폐율을 극복하고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도시계획상 땅의 일부분을 도로로 내주며 생긴 뾰족한 땅의 형상과 남쪽 인접대지경계선으로 바짝 붙은 4층의 다세대주택은 건축계획상 다소 불리한 요소였다. 여러 대안을 검토한 후, 건물을 남쪽으로 배치하고 땅의 북쪽을 비우되, 큰 선큰을 계획하여 빛을 최대한 끌어들여, 지하같지 않은 지하공간을 만드는 계획안을 결정하였다. 기존의 농원의 이미지와 인프라를 활용한 식물을 활용한 카페공간을 중심으로 전체 공간이 계획되었다. 지하 1층 중심의 식물로 채워진 선큰 광장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다양한 행동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선큰에 들어서면, 주변의 어수선한 배경과 소음은 가려지고, 하늘과 직면한다. 대지의 여러 축에 대응한 선큰의 곡선과 가장 단순한 형상의 건축물의 직선이 서로 겹쳐진다. 외피에 반복되는 벽돌의 열주는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건축물의 구조이자 장식이 된다. 지상의 열주는 지하에서는 노출된 콘크리트로 변화되고, 가장 단순한 형상을 구축하기 위한 구조적인 해결책(플랫슬라브, 역보 등)을 고민하여 반영하였다. 한정된 예산으로 원하는 건축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간의 집요한 협의가 매주 진행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물의 나머지 부분들을 어떤 프로그램으로 채울지에 대한 치열한 기획이 계속 되었다. 일반적인 임대방식보다는 전체 건물을 통으로 임대주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고, 적합한 임차인을 찾기 시작했고, 수소문 끝에 수도권에서 큰 공간을 찾던 한 기업과 만날 수 있었고, 임차인이 결정되자, 이 장소의 브랜딩 작업에 더욱 속력이 붙었고, ‘MOG’와 ‘정수정원’이 탄생하였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가구 및 소품들로 가득채워졌고, 그 공간디자인에 걸맞는 내외부 조명계획에도 매우 신중을 기하였다.
내가 아는 내 나이 또래 중에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
'김국환건축사사무소'의 공식적인 첫번째 클라이언트가 되었다.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아름다운 가족의 삶을 담을
작은 주택을 설계하고 있다.
큰 방향이 잡혔으니, 차근차근 진행해보자.
BIM 툴로 설계중이고, 패시스하우스 인증을 받을 것이다.
(2019년 1월 설계초반에 남긴 글)
한 일년동안 잠시 건축설계 일을 쉬었던, 6년 전 어느날, ROTC 동기 중에 유난히 믿음직스러운 친구가 조만간 자기는 아파트를 떠나 서울근교에서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하길래, 말로만 그러지 말고 좋은 땅 먼저 구해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4년 후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그 친구는 적당한 땅을 계약했다며, 이제 자기집 설계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어느 정도의 실무경험을 쌓고, 내 이름으로 된 사무실을 열였으나 아직 누군가의 ‘집’을 오로지 내 방식으로 설계해 본 적은 없었던지라, 살짝 두려움도 있었지만, 학생때부터 꿈꾸던 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고, 그렇게 나의 첫 클라이언트는 내 친구가 되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지루할만큼 상세하게 설명하고, 설계가 왜 중요한지도 지리하게 설명하며, 나름 고심해서 제시한 설계비와 감리비를 친구는 단 한번의 고민없이 받아들여 주었다.
얼마뒤, 아직 수풀이 우거진 대지에 가서 몇가지 기록을 남기고, 친구에게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 물었더니, 정말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기본이 충실한 집’ 안춥고, 물안새고, 빛잘들고, 안전한 집이면 된다고, 내년 추석 명절은 새 집에서 지내고 싶고, 가용한 공사비를 알려주었다.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드디어 보여주겠노라며, 수백번 트레싱지를 뜯어가며, 설계를 해 나아갔다.
그 사이, 땅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나름 울창했던 산지에서 양평의 흔한 단독주택 필지로 변해갔다. 낮은 산지였지만 주변보다는 약간 높은 능선이어서 주변 풍경은 꽤 좋았다.
넉달을 잡고 시작했던 설계는 욕심을 내다보니, 순식간에 두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바로 직전에 한옥설계를 주로 해와서였는지, 집 내외부에서 목구조가 최대한 노출됐으면 했고, 도로와 마당의 레벨차(3m)를 잘 활용하고 싶었고, 깊은 처마를 내고 싶었다. 클라이언트는 거의 전적으로 내 방향을 존중해줬고, 믿을만한 시공사도 컨택하여, 견적도 슬슬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설계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에 나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한국패시브협회실무자교육’을 듣고 말았다.
그간 내가 알고있던 건축지식들을 한없이 가볍게 느껴지게 만든 그 교육을….
교육 후, 아주 많은 부분이 바뀌고 다듬어지며 또 넉달이 지난 후에야 설계는 마무리되었다. 개발행위허가와 관계자변경이 원활치 않아서, 다행히도 설계기간을 좀 벌 수 있었다.
친구와 협의하여, 감리비로 잡아놨던 금액을 패시브건축인증비로 쓰기로 하고, 패시브건축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사를 선정하였다.
그 후로도 협회의 인증기준에 맞는 도면을 그리기 위해, 아주 여러 번의 보완의 보완을 거듭하며 버벅이고 있었지만, 현장은 온전히 시공사대표님의 지휘하에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
착공 후 얼마안돼 방문했던 현장에서, 진입층인 지하1층의 방수와 단열공사를 보고나서… 아….이분이 나보다 기준이 어마어마하게 높으신 분이구나….를 깨닫고, 그 후로는 시공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안했던 것 같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블로우도어테스트와 실사도 무사히 마무리되어, 원래 약속했던 추석이 한참 지나고 그 다음해 설날까지 훌쩍 지나간 올해 3월, 친구의 가족은 드디어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인증된 ‘기본이 충실한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유난히 무덥고, 습했던 올 여름에도 에어컨 거의 안켜고도 시원하게 잘 지냈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매일 올라오는 친구의 SNS사진 속의 이 집의 모습을 보면, ‘친한 지인의 집은 설계하지 말라’는 속설과는 반대로, 앞으로 다가올 영하의 날씨에 이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쾌적할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 양평군 신화리에 위치한 본 대지는 기존의 산지를 개발한 필지로, 북측의 도로부분에서 약 3미터의 높이 차이가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도로레벨에 맞추어 주차계획과 진입계획을 하되, 주생활 공간인 1층으로 올라가는 수직동선을 집의 중심부에 내부계단으로 계획하여, 빛과 공기의 통로를 확보하였다. 남쪽의 양자산의 빼어난 풍경을 담는 남향의 큰 창과 신화리 마을을 담는 북향의 작은 창을 마주하여 배치하여, 거실에서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주변의 산의 형상을 닮은 맞배지붕이 땅에 묻힌 흰 육면체 위에 살짝 얹혀있는 형상을 의도하였고, 한 층에서 4명의 가족의 대부분의 생활이 이루어지도록 평면계획을 진행하였다. 건축의 구조는 지면에 묻히는 부분은 철근콘크리트조로, 지상층은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를 결합하였다. 기본적인 내외벽체는 경량목구조로, 부분적으로 목구조를 노출하는 부분을 중목구조로 설계하여, 자연재료인 목재의 느낌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지붕의 구조재를 연장하여, 긴 처마를 만들어 일사량을 조절하고, 마당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 지도록 처마 밑에 툇마루를 두었다. 기본에 충실하고 하자없는 집을 짓기 위하여 패시브설계기법(고단열, 고기밀, 고성능창호, 열교환환기, 열교없는 디테일)을 적용하여, 쾌적한 집을 짓고자 노력하였고,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패시브하우스인증 (4.6L)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