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고 싶은 건축문화_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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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저런건물을…” 노들섬 시민들은 그저 가우뚱]

이 기사를 보고, 노들섬에 대해서 내가 경험했던 것들과 생각나는 것들을 적는다.

 

 

 

이미 많은 시간과 가능성이 지나갔다.

벌써 9년 전인, 2010년.

꿈많고 의욕넘치던 설계사무소 신입사원인 나는

(운좋게도?) 당시 회사의 주력 프로젝트였던,

‘한강예술섬 조성공사’의 실시설계에 투입되었고,

최종납품까지 1년을 이 프로젝트와 함께 보냈다.

1년차 사원이 뭔 역할을 했겠냐만,

기억으로 40여명의 실시팀과 외주팀이

많은 시간을 지지고 볶아 (왜인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가끔 큰 소리로 싸우고),

트럭 1대분량의 도면을 서울시청 별관 어느 창고로 납품한 기억이 선명하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춤추는 듯한, 바람에 날리는 듯한 지붕 디자인이 이 설계안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고,

이 지붕을 현실에서 지을 수 있도록 도면화 하는것이 내가 속한 팀의 역할이었다.

[한강예술섬 공사 본격화…2014 완공]

 

‘라이노’와 ‘그래스호퍼’로 비정형 건축물을 현실화하기 위한 로직이 짜지고,

말로만 듣던, 프랑크게리가 쓴다는 ‘디지털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으로 도면을 추출해나아갔다.

캐드와 맥스밖에 몰랐던 나는 “역시 프로의 세계는 다르구나”를 느끼면서,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시키는 일에 몰두했다. (난 시키면 참 잘하니깐)

큰 그림을 어찌 돌아가는지 볼 수  없던 나는 납품후에도,

반년가량을 구조사무소에서 정리못한 구조도면을 그리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12년 운좋게도,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는 잔재주만으로,

건축가의 설계과정을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

 

 

 

예상은 됐지만, 6천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산출되었고,

서울시 의회에서는 예산낭비라며, 태클을 걸었고,

[한강예술섬 좌초위기] 2010. 9. 14

(위 뉴스에서 인터뷰한 서울시의원 민주당 박진형ㅅㄲ는 한달후 감방에 들어갔다.]

[박진형 서울시의원 체포] 2010. 11. 17

슬슬 망 기운이 돌기 시작하더니,

[한강예술섬 좌초위기] 2011.08.26

그리곤, 오세후니가 어느날 갑자기 무상급식 절대반대를 외치며 자빠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 2011. 8. 26

 

이 일때문이었을지,

‘나는 꼼수다’때문이었을지,

내 사주팔자 대운이 바뀌는 해여서였을지,

이때부터, ‘정치’가 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피부로 느끼며,

얌전했던 나의 분노게이지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한동안 먹고사니즘의 사바세계를 헤메면서,

노들섬은 점점 잊혀져갔다. 가끔 여의도 쪽 지나갈때면,

‘아…..그런 플젝이 있었었었지…’하며.

 

그후로 나베를 꺽고 영웅처럼 등장한 박원순시장은 서울을 자신의 소신대로 바꿔나간다.

이미 설계도서는 납품되었지만, 소리소문없이 한강예술섬 프로젝트는 사라졌다.

 

[박원순의 노들섬] 2016.06.23 

박원순의 노들섬, 오세훈 ‘한강예술섬’과 다르다… 비용 92% 줄이고 변경 쉬운 ‘모듈형’

 

다시 노들섬에는 현상설계와 자문과 심의를 반복하며, 새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여기에 잘 정리해놨다. http://nodeul.org/history)

뭔가 상당히 민주적인듯한 과정을 밟고 있다.

서울시 한복판 땅에 인생작이 될 만한 플젝에,

너도나도 자랑할만하다.

[조경설계 동심원] https://www.dongsimwon.com/blank-98

[건축설계 mmk+] http://mmkplus.com/news

이제 그 결과물이 슬슬 나오기 시작한다.

 


 

한강예술섬을 납품하고, 같이 일한 몇몇 사람들은 ‘안지어진게 다행이야’라고 말했다.

당시 누구도 울 나라에서 그 정도의 비정형 건축물을 설계해보지 못했고,

그 규모로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했지만, 어쩌면 자신없었을테고, 도면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헌데, 지금 생각해보면 두려웠던만큼 의미있는 도전이 아니었을까.

그 후로, 국내에서 DDP가 성공적으로 지어지면서,

비정형건축물에 대한 시공능력(설계능력말고..),

슈퍼메가시티에서 랜드마크 건축물의 존재성에 대한

논란은 많이 사그라든것 같다. (다른 논란은 아직도 많지만…)

 


이제는 초소규모(1인)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1년차 건축인으로 겪었던 한강예술섬처럼

크고, 화려하고, 이슈가 되고, 설계비가 큰 프로젝트를 앞으로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아쉬운 것은,

내가 보고 겪었던 이 플젝의 수많았던 드로잉과 모형들과  BIM 프로세스가

한 정치인의 생각, 한 정당의 이권, 내가 뽑지도 않은 시의원들에 의해서,

한순간에 버려진다는 것이었다.

더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일개 시민이 어케 알겠노)

이렇게 너와 나의 500억이 쓰레기통에 처박힌건 누가 책임지고,

이미 지어져서, 수준급의 공연과 연주회를 향유할 기회를 빼앗긴건 누가 책임을 져야하나.

 


아직도 전세계 욕을 다 처먹어도 싼 독일이지만,

10년이 걸려도, 1조가 들어도, 하나를 해도 ‘제대로’하는게 넘 부럽다.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일을 벌여도 제대로 벌였다]

우리도 이제 좀 할거면 ‘제대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우리도 한강에 좀 제대로 된 건물 하나 지어도 되지 않았나.

병풍같은 아파트 좀 집어치고…

한강다리에 조명쏘고 물 쏘고 하지 말고,

둥둥떠다니는 꽃같은 건물말고…

 


 

최근 패시브건축 교육을 들으며,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할 건축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졌다.

우리나라 건축계가 나아갈 방향성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더욱 공공건축이 이끌어 주어야 할 역할이 크다.

영주시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영주시, 무량수전의 역사 이어고층목조건축 새시대연다]

아산시의 방향성에 동의한다.

[아산시, 패시브 건축물아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신축공사 착공]

근데, 슈퍼울트라메가시티 서울은…..어디로 가는건가.

서울이 서울다울수는 없는건가…..(아이서울유….같은거 말고…)

 

아직 완공된 것도 아니고, 아직 운영이 시작된 것도 아닌데,

올라오는 욕을 참을 수 없는건.

또 몇년후,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핑계와 한숨들이

건축판에선 돌고 돌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왜 우리가 당신들의 권력욕에 놀아나야 하는지.

왜 우리의 세금을 쓰레기통에 처넣는지.

왜 우리는 ‘제대로’된 공공건축과 문화생활을 경험할 수 없는지.

왜 우리는 변하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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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3/2019050302553.html)

 

다 필요없고,

지금 짓는 저 건물에서…..

저 스뎅 선홈통이라도 제발 어떻게 좀 해주지 않을래?

제…제…제…발.

 

 

190208. 사무실이전, 설연휴, 에딧, 신화리주택, 운동

사무실을 광화문에서 삼성역으로 이전하였다.

내 이름으로 계약한 첫번째 사무실이다.

예전처럼 서두르지 않고, 떠벌리지 않고, 차근차근 해나아갈 것이다.


섭취한 많은 음식때문인지, 다른 이유에서 인지, 무척 무거운 설연휴를 보냈다.


에딧과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중반을 넘어선 것 같다.

열정넘치는 친구들의 에너지에 자극이 된다.

복잡한 것들이 많이 정리되고,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되고 있다.


신화리주택의 평면은 결정되었는데, 구조방식에 대한 고민이 계속된다.

몇몇 분들을 더 만나보고, 결정해야겠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다음주 미팅에서는 외장재와 구조방식을 결정할 것이다.


주기적인 운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하루에 한 시간은 쉬면서, 운동하기로.

2019_양평 신화리주택_패시브_준공

내가 아는 내 나이 또래 중에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
'김국환건축사사무소'의 공식적인 첫번째 클라이언트가 되었다.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아름다운 가족의 삶을 담을
작은 주택을 설계하고 있다.
큰 방향이 잡혔으니, 차근차근 진행해보자.
BIM 툴로 설계중이고, 패시스하우스 인증을 받을 것이다.
(2019년 1월 설계초반에 남긴 글)

한 일년동안 잠시 건축설계 일을 쉬었던, 
6년 전 어느날,
ROTC 동기 중에 유난히 믿음직스러운 친구가
조만간 자기는 아파트를 떠나 서울근교에서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하길래,
말로만 그러지 말고 좋은 땅 먼저 구해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4년 후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그 친구는 적당한 땅을 계약했다며, 
이제 자기집 설계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어느 정도의 실무경험을 쌓고,
내 이름으로 된 사무실을 열였으나
아직 누군가의 ‘집’을 오로지 내 방식으로 설계해 본 적은 없었던지라,
살짝 두려움도 있었지만,
학생때부터 꿈꾸던 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었고,
그렇게 나의 첫 클라이언트는 내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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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지루할만큼 상세하게 설명하고,
설계가 왜 중요한지도 지리하게 설명하며,
나름 고심해서 제시한 설계비와 감리비를
친구는 단 한번의 고민없이 받아들여 주었다.  

얼마뒤, 아직 수풀이 우거진 대지에 가서 몇가지 기록을 남기고,
친구에게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 물었더니, 
정말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기본이 충실한 집’
안춥고, 물안새고, 빛잘들고, 안전한 집이면 된다고,
내년 추석 명절은 새 집에서 지내고 싶고, 
가용한 공사비를 알려주었다.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드디어 보여주겠노라며,
수백번 트레싱지를 뜯어가며, 설계를 해 나아갔다.

그 사이, 땅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나름 울창했던 산지에서 양평의 흔한 단독주택 필지로 변해갔다.
낮은 산지였지만 주변보다는 약간 높은 능선이어서 
주변 풍경은 꽤 좋았다.

넉달을 잡고 시작했던 설계는
욕심을 내다보니, 순식간에 두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바로 직전에 한옥설계를 주로 해와서였는지,
집 내외부에서 목구조가 최대한 노출됐으면 했고,
도로와 마당의 레벨차(3m)를 잘 활용하고 싶었고,
깊은 처마를 내고 싶었다.
클라이언트는 거의 전적으로 내 방향을 존중해줬고,
믿을만한 시공사도 컨택하여, 견적도 슬슬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설계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에
나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한국패시브협회실무자교육’을 듣고 말았다.

그간 내가 알고있던 건축지식들을 한없이 가볍게 느껴지게 만든 그 교육을….

교육 후, 아주 많은 부분이 바뀌고 다듬어지며
또 넉달이 지난 후에야 설계는 마무리되었다.
개발행위허가와 관계자변경이 원활치 않아서, 
다행히도 설계기간을 좀 벌 수 있었다.

친구와 협의하여, 감리비로 잡아놨던 금액을 패시브건축인증비로 쓰기로 하고,
패시브건축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사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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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도 협회의 인증기준에 맞는 도면을 그리기 위해,
아주 여러 번의 보완의 보완을 거듭하며 버벅이고 있었지만,
현장은 온전히 시공사대표님의 지휘하에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

착공 후 얼마안돼 방문했던 현장에서,
진입층인 지하1층의 방수와 단열공사를 보고나서…
아….이분이 나보다 기준이 어마어마하게 높으신 분이구나….를 깨닫고,
그 후로는 시공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안했던 것 같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블로우도어테스트와 실사도 무사히 마무리되어,
원래 약속했던 추석이 한참 지나고 
그 다음해 설날까지 훌쩍 지나간
올해 3월, 친구의 가족은 드디어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인증된 
‘기본이 충실한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유난히 무덥고, 습했던 올 여름에도 
에어컨 거의 안켜고도 시원하게 잘 지냈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매일 올라오는 친구의 SNS사진 속의 이 집의 모습을 보면,  
‘친한 지인의 집은 설계하지 말라’는 속설과는 반대로, 
앞으로 다가올 영하의 날씨에
이 집이 얼마나 따뜻하고 쾌적할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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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단독주택(4.6L) 

건축물위치 경기 양평군 강상면 신화리

건축물이름 신화리주택 

설계사 김국환건축사사무소 

시공사 윈윈하우징

구조설계 금나구조

에너지컨설팅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진 이남선 

설계기간 2019년 1월~10월 

시공기간 2019년 10월~2020년 3월 

대지면적 429㎡

건축면적 121.56㎡

건폐율 28.33%

연면적 136.54㎡

용적율 26.88%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구조방식 철근콘크리트+경량목구조

난방설비 가스보일러 

냉방설비 시스템 에어컨

주요내장재 석고보드 위 친환경수성페인트 

주요외장재 외단열미장마감, 목재사이딩, 치장벽돌, 칼라강판 

외벽구성 외단열미장마감+비드법보온판 2종 3호(투습형)+OSB구조용합판 25K글라스울+가변형투습지+설비층+석고보드+친환경 수성페인트

외벽 열관류율 0.157W/㎡·K

지붕구성 칼라강판+멤브레인+방수시트+OSB구조용 합판+방무목상(통기층)+투습방수지+목재상+32K글라스울+24K 글라스울+가변형투습지

지붕 열관류율 0.136W/㎡·K

바닥구성 강마루+ 몰탈미장+XL파이프+비드법단열재+콘크리트+ 압출법보온판+무근콘크리트+PE필름+잡석다짐 

바닥 열관류율 0.128  W/㎡·K

창틀제조사 Ensum Kommering88 

창틀 열관류율 1.0  W/㎡·K

유리 구성 5PLA UN+16Ar(SWS)+5CL+16Ar(SWS)+5PLA UN 

유리 열관류율 0.68  W/㎡·K

창호 전체열관류율 (국내기준)1.036  W/㎡·K

현관문 제조사 Ensum 

현관문 열관류율 0.905  W/㎡·K

기밀성능(n50) 0.64  회/h

환기장치 제조사 Komfart EC SB550(E) S21-S25 

환기장치효율(난방효율) 87  %

난방에너지요구량 46.16  kWh/㎡·a

난방부하 30.9  W/㎡

1차에너지소요량 158  kWh/㎡·a

계산프로그램 에너지샵2017 v2.3 beta 

190105,12. 최진석교수 강연

평소 무척이나 듣고 싶었던 최진석교수님 강연이 대전에서 있어서 다녀왔다.

두번의 강연으로, 다시 한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일깨움을 주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그 일깨움을 잊지 않고, 행동하며 사는건 나의 몫일 것이다.

글을 찾아보니, 2013년에 처음으로 최진석교수님을 알고부터, 가끔씩 책과 영상을 찾아 봤었다.

올해 좋은 기운으로 시작한다.

2018_참사문,참사문_군산 동국사

올해(2018년) 초부터 오랜 친구인 재훈이와 성일이와 여러 프로젝트를 구상하였다.

그중에서, 재훈이가 총괄기획을 한 2018금강역사영화제의 일환으로

6월에 군산과 서천에서 작은 전시를 기획하게되었다.

영화제의 명칭처럼, 동아시아 영화중에서 역사와 관련된 영화들을 초청하고,

풀리지 않은 역사적인 이슈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획들로 채워졌다.

우리팀도 군산과 서천의 여러 곳들을 돌아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지 꽤 많은 시간동안 고민하였다.

많은 논의 끝에, 군산의 동국사의 역사적인 스토리를 풀어내기로 하였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국사에는 ‘소녀상’이 있다.

또한, 일본불교의 최대종파인 ‘조동종’에서 일본의 전쟁의 패악과 일제강점기의 과오에 대하여,

사죄한다는 내용이 담긴 ‘참사문’가 있다.

아직까지 일제강점기 위안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지 않은 일본 정부와는 달리,

종교차원에서는 사과가 일부 이루어졌다(하지만 또다시 번복을 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팀 또한 처음 알게되었고, 이를 더 알리고, 이슈화 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기로 하였다.

군산의 동국사는 일본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전통건축보다 더 직선적인 부재들로 이루어져있고, 목재의 색이나 지붕의 형상도 이색적이며, 일본건축의 특유의 깔끔함도 느껴진다. 이색적인 매력에 관광객들도 매우 많이 찾아오는 군산의 주요 관광지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기획 초기에는 한옥설계를 한 경험을 살려서, 동국사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곳에서 거의 100년간 군산이라는 도시를 지켜보면서 역사의 단면들을 기억하고 있을 동국사를 실제 동국사의 단면으로 연계시켜 볼까하는 마음에 모델링까지 했지만….

동국사 목구조 단면 추출을 위한 모델링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은 단돈 200만원에 불과했다…

초기안

성일이와의 협의를 통해서, 예산 안에서 구축할 수 있는 디지안을 찾아 나아갔다.

몇개의 벽체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이 역사적이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방향을 잡았고, 디자인은 점점 단순화 되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기획한 것은 이렇다.

1. 동국사에 진입하면서, 소녀상과 멀지만 정면으로 마주한다.

2. 점점 다가오면서, 두개의 벽 사이의 길을 지나간다.

3. 두 벽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설치되어 있고,

4. 그 거울 위로, 참회문이 겹쳐진다.

5. 수많은 참회문의 허상의 파편들과 나의 모습이 겹쳐진다.

진행과정에서, 송희도 투입되어 전체적인 레이아웃, 색감, 폰트선정 등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디자인안을 확정하고, 목재, 페인트, 레이저컷팅, 운송 등등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군산으로 향했다.

제한된 비용과 도구에, 목공작업 경험도 적었기 때문에, 말그대로 0삽질를 하다가

결국엔 동국사 옆 건물을 직접지으셨다는 주지스님께서 보다 못해, 한 수 가르쳐주셨다.

6월떙볕아래 지쳐가며…

주지스님의 도움으로 업무효율은 X5배 정도…

역시 페인팅은 미술전공 한송희님의 지휘하에…

스카치 작업을 너무 우습게 봤나…한글자한글자 너무 힘들었다.

도저히 끝나지 않는 스카치 작업…

그래도 동국사 한구석에 살포시(?) 잘 자리잡았다.

최종컨펌은 언제나 송희~!

아쉬운부분들은 있었지만, 의도한 바 대로 완성됐다.

드디어 완성된 우리의 작업.

햇빛에 반사된 글씨는 다시 그림자로 맺힌다.

동국사 입구에서 부터, 소녀상까지…

저녁엔 동국사 대웅전에서 “만선시찰”이라는 정말 귀한 영상을 함께 감상하고…

그리고 밤까지 이어진 재훈이와의 콜라보 전시.

이렇게 우리팀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마무리 되었다.

단, 이틀간의 전시가 우리도 아쉬웠는데, 주지스님도 바로 철수하기 아깝다고 하시어,

몇주동안 전시는 계속되었다.

180516. plarchitecture

“내가 평생 소비하는 플라스틱을 가지고,

집을 지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곳곳에서 여러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고, 관심을 쭉 가져갈 것이다.

https://preciousplastic.com/

https://www.youtube.com/user/hakopdetak/videos

www.plasticbank.org

http://www.parley.tv/#fortheoceans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65020523630203&id=69350459411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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